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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NOTE/책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 방황하는 칼날 : 소년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다

 

 


방황하는 칼날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바움 | 2014-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가 본격적인 사회문제에 칼을 들이...
가격비교

 

 

 

 

 

당신은 딸을 가진 아버지 혹은 어머니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몹쓸 놈들에게 당신의 딸이 잔인하게 유린당하는 영상이 녹화된 테잎을 보고 있다.
그리고 이 놈들은 죽은 당신 딸의 시체를 강에 유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몹쓸 놈들이 아직 미성년자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년법 때문에 처벌의 수위가 높지 않을 것임을 당신은 알고 있다.

이때 당신은 그래도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
아니면 딸의 복수를 직접 할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피해자의 아버지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껏 그런 일을 당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죽을 죄를 지은 죄인이라 할지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은 옳지 않다.
그것은 법을 위반하고,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이 책 속의 피해자의 아버지를 그 누가 욕할 수 있을까?

책 속에서도 사람들은 그가 저지른 짓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는 잘못된 짓임을 알지만,
그가 그럴 수 없었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동정심을 갖는다.
그리고 그를 돕는 조력자까지 생긴다.
경찰마저도 살인을 저지른 그를 잡기위해 쫓아다니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기준이라 생각하는 법이 누굴 위한 것인가에 대해 고뇌한다.


법은 범죄자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는 기준이 되는데,
그 법이란 것이 예외조건 때문에 피해자 가족에게 두 번의 고통을 안겨주는 셈이 된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상태에 저지른 범죄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질렀다는 이유로 감형이 된다거나,
정신과 상담 기록이 있으면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이유로 감형이 된다거나..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19세 미만인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감형이 되고
감옥 대신 소년원에 가는 것 등등 정말 다양한 예외가 존재한다.


방황하는 칼날이라는 제목은 이러한 상황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법이라는 칼날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기 위한 기준인데,
이 기준이 누굴 위한 기준인지에 대해 명확하지가 않다.
그 기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피해자 가족들은 상처를 입게 되는 실정이다.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책 속의 피해자 아버지는
직접 범인들에게 벌을 주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 방황하는 칼날 그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칼날에 상처 입는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임을 알고 있다.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목에 넘어가는 물 마저도 씁쓸하게 느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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