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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NOTE/국내여행 2014

[1박2일/경북/영주] #02 외나무다리로 세상과 이어진 곳, 영주 무섬마을

 

 

 

 

#02 영주 무섬마을

(2014.10.25)

 

 

 

 

 

 

 

 위치

 

 

 

 

  • 주소 :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268
  • 전화번호 : 054-636-4700
  • 사전 예약을 하면 직원 분의 해설을 들으며 마을 구경을 다닐 수 있음

 

 

 

 

여행지를 영주로 선정한 이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무섬마을은 하루에 버스가 5대 밖에 운행하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시골마을이다. 이 곳에 가려면 영주여객에서 출발하는 20번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 시간은 아래와 같다.

 

 출발지

시간 

출발지 

시간 

 영주여객 발

 06:15

 무섬마을 발 

 06:35

 09:50

 10:10

 13:20

 13:40

 15:00

 15:30

 18:40

 19:10

 

 

영주여객에서 출발한 버스가 무섬마을에 갔다가 돌아나오는 것 같은데, 우리가 탄 버스가 3시에 출발해서 3시 40분쯤 무섬마을에 도착했으니 무섬마을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시간표대로 정확하게 운행되지 않는 것 같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의 우리말 이름이다. 소백산에서 발원한 서천과 태백산에서 발원한 내성천이 마을 뒤편에서 만나 350도 정도로 마을을 휘돌아나가는데, 그 모습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섬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버스 노선에도 무섬마을 대신에 수도리마을로 기재되어 있으니 당황하지말고 안내방송에서 수도리마을이 나올 때 하차하면 되는데, 버스는 수도교라는 다리를 지나 무섬마을 입구까지 들어오니 버스타고 가다가 다리가 나타났다 싶으면 무섬마을이구나 하고 내릴 준비 하면 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수도교 입구에 관광버스가 많이 주차되어 있어 시내버스 기사님께서 다리 건너기 전 입구에 세워주셨다. 

 

 

 

 

 

 

수도교 위에서 바라본 외나무다리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단 우리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기 전에 민박을 할 예정이라 민박집부터 구하기로 했다. 민박집이 마을 어디어디에 있는지 모르므로(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무작정 갔구나 싶음) 관광안내소에 들러 물어보기로 하였다. 관광안내소는 수도교에서 왼쪽에 보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아담한 한옥에 마련되어 있는 관광안내소

 

관광안내소에는 개량한복을 입은 직원 두 분이 계셨다. 민박을 구하려고 하는데 어느 쪽으로 가면 민박집이 많은지 물어보니, 이럴수가...오늘은 아마 민박집에 방이 없을거란다.

헐.................................미리 예약해야하는거 아니냐는 오빠에게 이런 외진 시골마을에 1박할 사람이 있겠어? 다리만 보고 가겠지~ 라며 직접 가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하룻밤 묵을테야! 라고 했던 나의 계획은 보기좋게 무산되버렸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돌아다니며 민박집에 묵을 방이 있는지 물어보기로 하고 민박집 많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민박집은 수도교에서 오른편에 많이 있다고 하셨다.

 

 

 

 

 

 

무섬마을에도_카페가_있다_01.jpg

 

골목길을 따라 쭉쭉 올라가다 보면 길 끝에 자리잡고 있는 카페..민박도 겸하고 있는데 역시나 방이 없다고 하신다.

 

 

 

 

 

 

초가지붕 위에 얹어져 있는 조롱박

 

근데 조롱박 맞나? 무튼 옛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풍경 중 하나..

 

 

 

 

 

 

수세미와 꽃과 초가지붕이 잘 어울리는 집

 

내 눈에도 이뻐보이는 이 집은 다른 사람들 눈에도 이뻐보였는지 다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으시더라. 근데 마루에는 주인할머니께서 전화를 받고 계셔서 너무 대놓고 사진 찍기 죄송해서 할머니 모습을 가리는 각도로 찍었다. 입소문이 나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마을에 생기가 북돋워지는건 좋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안의 내 집에서 마루에 드러눕기도 하면서 마음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그러질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무섬마을에는_칼국수를_파는_집도_있다.jpg

 

메뉴판은 있지만 가격은 적혀 있지 않은, 진짜 가정집에 간소하게 마련되어 있는 칼국수집인 "우리밀 칼국수"

블로그에서 이 칼국수 집에서 칼국수를 먹었다는 포스팅도 봤었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장사를 안하는지 주인분은 안계시고 민박하시는 손님만 부엌에 계시더라.

무섬마을에는 음식점이라곤 골동반과 칼국수집이 다인 듯. 하긴 이 시골마을에 식당이 있는 게 신기하다.

 

 

 

 

 

 

 

 

드디어 외나무다리 있는 모래밭 입성!!

Yeahhhhhhhhhhhhhhhhhhhhh!!!

 

 

 

 

 

 

내성천 위에 부서지는 햇빛

 

 

 

 

 

 

운치있는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는 새벽이 다르고, 낮이 다르고, 밤이 다르다고 다음날 선비촌에서 만난 아저씨께서 말씀하셨다. 다음번엔 민박에 꼭 성공해서 밤과 새벽의 외나무다리를 느껴보도록 해야지.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람들

 

흑백효과를 넣으니 시간이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네.

 

 

 

 

 

이번엔 우리쪽에서 출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외나무다리이다보니 반대편 사람들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가며 출발해야 한다.

 

 

 

 

 

 

외나무다리 중간에 있는 대인원 대피지점

 

 

 

 

 

외나무다리 중간중간에 있는 소인원 대피지점

 

외나무다리 위의 사람들은 양쪽에서 대피지점에 도착했는지 여부를 주시하며 다리를 건너야 한다. 아니면 한 쪽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서로에게 "어서 오세요."라든지 "아직 출발하지 마세요."라든지 말을 하며 다리를 건너는 이 상황이 나는 흥미로웠다. 어떤 아저씨는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시며 지나가시는데 등산갔을 때 간간히 겪는 일인데 이런데서 겪으니 새로웠다. 이렇게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참 좋은데, 내가 먼저 인사하는 건 입이 선뜻 안떨어진다.

 

 

 

 

 

 

 

다리 위에서 뛰고 싶었지만 못뛴 아쉬움을 합성으로나마 해결!!

 

합성 처음 해본건데...나름 잘하지 않았나?ㅋㅋㅋㅋ

저렇게 뛰었다가는 물에 퐁당!!

 

 

 

 

다리를 건너면서 사진도 찍고 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30분?

근데 이 30분동안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간 느낌도 나고, 가족이나 친구 또는 연인끼리 서로를 의지하며 건너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다 흐뭇하기도 하고, 멋진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대기도 하고..참 알찬 시간이었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도 분명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강 바로 옆에는 ATV 바이크 체험하는 것도 있다. 코스는 모래사장을 달리지는 못하고 제한적이라 재미가 덜할 것 같은데, 사실은 다리 건너고 나면 할게 없기 때문에 시간 떼우기로 한번 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무섬마을에도_카페가_있다_02.jpg

 

 

우린 이제 막차를 기다려야 하는데 2시간이나 남았다. 그래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길 끝에 있었던 '우리밀 칼국수'집에 가서 부엌에 계신 주인분께 "칼국수 되나요?" 라고 물었는데 알고보니 주인이 아니라 묵어가는 손님이었다ㅋㅋㅋㅋ 아주머니 당황하시던 표정이 아직도 선하네.

그래서 주인분 어디계신지 여쭈었더니 모르겠는데 칼국수는 오늘 안하시는 것 같더라는 말씀..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는데 다행히도 "쉬었다 가게"에 컵라면이 있어서 냉큼 들어갔다.

난 새우탕, 오빠는 튀김우동. 컵라면은 각 1500원씩. 관광지치곤 저렴하다. 2천원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시골인심인가?

 

주인아주머니께서 뜨끈하게 데워주신 물을 받아 마당에 있는 작은 정자에 앉아 라면을 흡입했다. 정말 밥다운 밥은 출발할 때 먹은 김밥밖에 없네ㅠㅠ

 

 

 

 

 

 

사이좋은 할아버지 삼총사

 

 

 

 

 

 

솟아오른 기와지붕들이 너무 좋다.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어우러진 모습도 참 좋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과 벤치 그리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까지

 

참 마음에 드는데 뒤에 자동차들이 거슬리는구만..

 

 

 

 

 

 

5시가 되니 가로등이 켜지고

 

무섬마을은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우리는 막차를 기다리다가 그냥 택시타기로 했다. 강가라 그런지 해가 지고나니 춥고 피곤하기도 하고..

네이버에 영주콜택시를 검색하니 다행히 콜택시 업체가 나와서 전화하고, 15분쯤 기다렸을까? 콜택시가 와서 7시쯤 영주 시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비는 16,000원

 

 

외나무다리 위에서 보낸 시간은 고작 30분이었지만, 그 30분을 위해 서울에서 3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또 시내버스를 40여분간 타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강 위에 나무토막 놓여져 있는거 갖고 무슨 난리냐고 하겠지만, 또 어떤 이는 그 나무토막이 그리는 풍경에서 여러가지를 느끼며 정신적인 만족감을 느꼈다고 할 수도 있는거고. 그래서 무조건 가보라!! 라고 말하진 않지만, 한번쯤은 가보는 것도 ^^...

그리고 건설중인 영주댐 때문에 내성천과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언제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영주댐 건설 때문에 고운 모래들로 가득했던 모래사장에는 자갈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과연 사람이 좀더 편하고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여기저기 파헤쳐져 인공적인 요소들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감성충만했던 영주 여행의 첫째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원래 회룡포를 갈까 했는데 하루에 3~4대 밖에 버스가 없어서 도저히 버스로는 이동이 여의치 않을 것 같아 포기하고,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방문하기로 계획을 급 변경했다.

그럼 다음 이야기는 소수서원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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